[Lv.1 - 글쓰기] 우아한테크코스 한 달 생활기 : 순간의 기록

2020. 9. 6. 21:22일상/우아한테크코스

순간의 기록

가장 간절했던 순간

D-102

루터회관 14층. 코딩 테스트 시작 시간보다 1시간이나 일찍 도착했다.

볼펜과 노트를 받고, 교육장 오른쪽 맨 앞자리에 앉았다.

볼펜에는 "우리는 당신의 팬입니다." 라는 문구가 있었고, 웃기게도 그 한 줄에 감동받았다.

 

정신없이 코드를 짜고 나와 하늘을 보며 생각했다.

"망했지만, 최선을 다했으니 됐어. 혹시라도 붙으면 10개월 동안 정말 몰입해봐야지"

 

모든 준비를 끝냈다.

이제 나는 몰입만 하면 된다.

가장 긴장되는 순간

D-58

처음 페어가 된 크루와 인사를 나누고 서로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처음 경험해보는 페어 프로그래밍, 그리고 코드 리뷰.

 

"노트북 하나로 같이 프로그램을 완성하라고?"

처음 보는 사람과 코드를 한 줄 한 줄 작성해 나가야 한다니···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의외로 수월했고, 다르게 생각하는 부분에 대해 의견을 주고받는 것이 즐거운 일임을 깨달았다.

 

"현직 개발자가 내 코드를 보고 리뷰를 해준다고?"

남이 보는 내 코드는 어떤 코드일까? 정말 긴장되고 부담스러웠다.

마치 원어민 앞에서 내가 영어로 쓴 글을 발표하는 기분이었다.

여지껏 내가 개발한 프로그램에 대해 이야기는 많이 나눠봤어도, 내가 작성한 코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 본 적은 없었기 때문이다.

맞다, 코드리뷰에 대한 경험도, 내 코드에 대한 자신도 없었다.

하지만 그렇게 불안하고 긴장해 할 일이 아님을 곧 깨달았다.

이 역시도, 의견 교환을 통해 더 나은 코드를 향한 과정이었기 때문이다.

가장 힘들었던 순간

D-50

힘이 든다. 체력이 부족한가? 아니다. 인간관계 때문인가? 아니다.

다른 크루들에 비해 내 실력이 한없이 부족하게 느껴졌다.

남과 비교하지 말고 어제의 나와 비교하라? 그게 가능해?

스스로가 많이 위축됐다. 조급했다. 나도 더 잘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Jason과 면담을 했고, 나의 불안한 감정들을 털어놓았다.

"지금 잘하고 말고 다 소용없어요. 레벨4 가면 다 실력 같아져요. 불안한 마음 가질 필요 없어요."

 

안심됐다. 그리고 나 자신에 더 집중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나는 더 노력해야 한다.

가장 기쁜 순간

솔직히 모르겠다.

눈물이 나올 만큼 기쁜 순간은 아직 맛보지 못했다.

하지만 순간순간이 즐겁다.

새로운 걸 배웠을 때, 에러를 해결했을 때, 크루들과 장난칠 때, 하루를 마무리하며 집으로 향할 때···.

매 순간 잔잔한 기쁨이 지나간다.

가장 바쁘지만 가장 여유로운 순간

D-Day

오늘이다. 지난 두 달을 되돌아보며 글을 쓰고 있다.

어제까지 끝나야 했던 1단계 미션이 끝나지 않았고, 글쓰기 미션도 남아있다. 그뿐인가?

스터디하기로 한 책의 읽을 분량이 100페이지는 남아있다.

 

그래도 난 힘들지 않다. 그저 재미있고, 하루하루가 의미 있게 지나감을 스스로 느끼고 있다.

또, 묵묵히 노력하고 끝없이 의지를 다지면 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오른쪽 맨 앞자리. 102일 전의 나와 지금의 내가 앉아 있는 자리다.

그때의 나와 지금의 나는 같은 자리에 앉아 같은 노트북으로 코딩을 한다.

 

가끔 눈앞에 있는 배너를 보며 그때의 간절함을 되뇐다.

"10개월 동안 정말 몰입해봐야지"